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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로스트 인 더스트 - Cui bono question "수혜자는 누구인가"

--++- 2018. 7. 29. 21:25

로스트 인 더스트 Hell or High Water, 2016

감독 데이빗 맥킨지


크리스 파인(토비 하워드)

벤 포스터(태너 하워드)


2016.11.03 개봉






유산으로 받은 목장을 지키기 위해 연쇄 은행 강도 행각을 벌이는 형제 태너와 토비의 이야기다.




동생 토비는 석유회사에 다니다가 해고되었다. 치매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살았는데 어머니는 목장을 유산으로 물려주고 형 태너가 출소하기 전에 돌아가셨다.  


유산이라고 받은 그 목장은 가축도 풀도 없이 그냥 빈 목장이다. 서부 텍사스 전체가 그렇게 비어있다. 황량하고 침울하다. 그러나 그 땅에는 석유가 묻혀 있고 시추한다면 매달 5만 달러가 보장된다. 


토비와 엄마는 집과 땅을 담보로 대출받아 계속 빚을 지며 살았고 이제 그가 유산으로 물려받은 목장도 은행의 손아귀에 넘어갈 차례다.


토비는 이를 지키기 위해 은행 강도를 계획한다. 형 태너도 여기에 동참한다.





   :    "죄짓고 멀쩡한 놈을 본 적이 없다"


  :   "그럼 왜 했어?"


  :   "동생 부탁이니까"





그들은 큰돈을 벌기 위한 강도질이 아니라 목장을 지킬 만큼의 돈만 원했기에 무리하지 않았다. 작은 은행 위주로 낱장의 소액 지폐만을 털었다. 추적도 쉽지 않고 CCTV도 시원찮은 곳 위주로 말이다. 그 돈은 카지노에서 세탁했다.


여기에 은퇴를 앞둔 베테랑 보안관 마커스가 관심을 두고 그들을 추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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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입니다. 스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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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며 계획에 없던 큰 은행을 털게 되고 총격전을 벌이며 무고한 사람까지 죽이게 된다. 형 태너는 결국 보안관 마커스의 추격을 당하다 사살당한다.


토비는 여전히 보안관의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은행을 턴 돈으로 빚도 갚고 목장을 자식들에게 무사히 물려준다. 





"신탁금도 관리하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토비가 은행에서 훔친 돈으로 은행에 빚을 갚고 돌아서려다 던진 질문이다.

토비는 자식들을 위해 신탁금을 다시 그 은행에 맡긴다.



원제는 <Hell or High Water>로 번역하자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라고 한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토비와 태너가 할 일은 목장을 지키는 것이다. 그들은 은행이 담보권은 실행하기 전 무슨 일이 있어도 목요일까지 돈을 마련해야 했다. 


토비는 욕심내지 않았다. 본인이 부자가 되려고 한탕을 원한 것이 아니었고 '전염병'인 가난으로부터 자식들을 지키고 싶어 했다.


"이 길 밖에 없어요" 

검문소를 통과하는 토비의 말이다.


그럼 Cui bono question을 던져본다. 수혜자는 누구인가.


태너는 추격전에서 목숨을 잃었다.

토비는 형을 잃었다.

보안관은 후임인 엘베르토를 잃었다.



원주민을 몰아내고 얻은 그 땅은 새로운 침략자, 자본이 들어섰다. 은행이다.


영화를 보면서 '아 저기서 멈추고 은행으로부터 땅 찾고 잘 마무리되었으면'한다. 은행 강도가 나쁜 일인지 알면서도 그들이 무사히 집과 목장을 되찾기를 바란다. 


변호사가 태너와 토비에게 말했다. 은행은 어머니가 가난하게 근근이 살 정도만 대출해주었다고. 

그리고 그 땅을 차지하려고 한다.


태너와 토비의 은행 강도도 딱 낱장 지폐를 훔칠 정도까지만 허락된다. 거기서 한 단계 올라가려는 욕심을 내는 순간 끝이다. 그런 도발도 자본주의가 허락하는 선을 넘으니 그들에게 총알이 쏟아진다. 그것도 그 울타리 안에서 '같은 패턴'으로 이루어진다.


작년에 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영화가 생각났다. 배경이 텍사스라 그런지 느낌이 비슷했다. 은퇴를 앞둔 늙은 보안관 에드 톰 벨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끝나는 영화였다. 제목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인생 경험이 쌓여도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음을 말하는 것 같다. 살인자 안톤은 어떤 의문에 답이 되는 사람이 아니었고 동전 던지기 같은 우연에 운명을 결정짓기도 하니까. 그 영화를 보고 느꼈던 무기력함이 이번 영화에서도 느껴졌다. 



<로스트 인 더스트> 영화가 매우 깔끔해서 보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다.

머릿속의 복잡함은 영화가 끝나고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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