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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일지 2 본문
5. 심성
간병인들은 오래 병원에 있어서 그런지 터줏대감이다.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90%가 환자와 보호자 흉이다.
병원 스트레스 중 가장 큰 건 그 이야기가 들리는 거다.
만약 내가 간병인을 고용한 경우 그분에게 우리 환자를 잘 봐 달라고 많이 잘했을 거 같은데
내가 보니 그건 소용이 없다. 그냥 남 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냥 환자의 가족들이 와서 아무리 부탁하고 뭘 가져다줘도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것을 기어코 찾아내서 흉을 본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환자를 편하게 해주며 잘 돌봐준다.
자신의 환자 흉이나 가족 흉을 전혀 안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걸 겉으로 봐서, 같이 지내지 않고서는 알 방법이 없다.
간병하는 일은 매우 힘들다. 제대로 된 침대도 아니고 옆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새벽에도 투약이 오기 때문에 제대로 계속 대기 상태다. 그러니 그들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흉보기'로.
내 앞 간병인은 그들 중에서도 특이하게 자신의 환자 흉을 안 본다. 이건 특이한 경우다.
그러고 보니 다른 간병인들도 그 환자 흉은 못 본다.
담당 간병인이 흉을 안 보고 지키니 남들도 함부로 못하는 것이다. 근데 세상일이란 것이 참....
이 환자의 가족들은 그 복을 전혀 모르는 거 같다.
마치 시소처럼 느껴진다.
함부로 하는 간병인에게는 환자 보호자들이 부탁을 꾸벅꾸벅 해대고 (소용없어 보이는데)
정성을 다하는 간병인에게 보호자들은 감사해 한다기보다는 자신들이 돈 주고 부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대한다.
그 두 간병인은 서로 친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오히려 못된 아주머니 인상이 더 좋다.
참 어렵다.
오늘은 다들 환자 간호한다고 힘드니까 내가 치킨을 샀다.
그들이 원하는 브랜드와 양념으로 다 선택했는데
그 흉보기 좋아하는 간병인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다 해줬는데도 한 입 먹자마자
"00 지점은 더 맛있는데 여기는 간이 좀 약하다"
다들 고맙다며 맛있다고 말하는데 그 간병인은 이 속에서도 단점을 기어코 찾아내 흉을 봤다.
더 큰 문제는 그 간병인이 흉을 볼 때 움직이지 못하고 인지 기능이 있는 환자는 그 모든 것을 듣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같은 병실에 있으니 정말 괴로운데 나서서 뭐라 하지도 못하겠다.
나도 힘든데 그런데 나서기 싫다.
동조하지 않는다고 해도 가만히 있는 것도 공범 같은데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간병인이 별로면 잘해줘서 우리 환자 잘 보게 해달라고 하면 안 된다.
심성은 바뀌지 않는다. 그냥 바꾸는 게 맞다.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