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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 일지 3 본문
6. TV
간병 일지라 해 놓고 자꾸 간병인들에 대한 불만만 적고 있다.
어떤 일이든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운 거 같다.
치료는 시키는 대로 잘하고 따라가면 되는데 병원 생활은 엉뚱하게도, 아니 마찬가지로 인간관계가 문제다.
6인실이라도 개인 커튼을 칠 수 있지만 오랜 터줏대감 간병인이 맨 뒷자리에서 티비가 안 보인다고
모든 커튼을 다 열게 한다.
간병인들은 서로 아는 사이이고 또 그들은 여기서 생활을 해야 하기에 티비 보는 것이 낙일 수 있다.
그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만
모든 것은 적당해야지 뭔 티비를 하루 종일 본다고 개인 커튼 달아둔 것도 못하게 하나
심지어 여기는 호흡기 흡입을 하는 환자들이 모여 있고 정해진 시간에 투약을 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재밌는 드라마를 해서 그 드라마를 봐야 하니 그전에 흡입을 끝내라고 한다.
그런데 그러면 전 시간과 투약 시간이 너무 가까워진다. 최소 간격을 어기게 된다.
환자를 낫게 하려면 최선의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간병인들 단체 파워도 쎄고 나이도 간호사들보다 더 많기에 간호사들도 그들을 어찌하지 못한다.
그리고 여기는 환자들이라 기침을 좀 하는데
정형외과 환자들은 어디 부러져서 그렇지 깨끗한데 호흡기는 기침한다고 자기네들끼리 이야기하는데
사실 환자들이 다 들린다. 거의 일어나지 못하는 노인 환자들이라 화를 못 내고 있지만
그래 내가 그렇게 불만이면 1인실을 가면 된다.
근데 돈이 없다.
그러니 이 단체 생활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
기침할 때는 양해를 구하며 기침을 너무 해서 잠시 커튼을 치겠다 웃으며 이야기한다.
드라마 때는 못 침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 생각뿐이다.
돈을 벌어 1인실로 무조건 가야 빨리 낫는다.